intro : 시원하고 섭섭하다.
2025년 8월 12일, 최종 융합프로젝트 본선전을 끝으로 나의 유레카 부트캠프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다행히 예선전에서는 성공적으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본선 무대에서는 아쉽게도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실 수상에 대한 기대가 컸던 터라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른 팀들의 높은 수준의 발표를 보며 ‘조금 더 철저히 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 아쉬운 점은 건강상의 문제로 본선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마지막 날을 혼자 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보내야 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외롭고 많이 아쉬운 경험이었다. 특히 7개월 동안 함께하며 내적 친밀감을 쌓아온 동기 훈련생들과 더 가까워지고, 서로의 노고와 노력을 격려하며 마무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는데,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다.
평소에는 쉽게 “아쉽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번만큼은 최종 융합프로젝트의 미수상과 본선 현장 불참이 겹치면서 유독 아쉽게 느껴졌다. 참 신기한 것은, 실제로 한 번도 직접 만나 뵙지 못한 분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말에는 현장에서 받지 못했던 수료증을 택배로 받게 되었다. 현장에서 수령하지 못해 어떻게 받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매니저님께서 따로 안내를 주셔서 내가 전달드린 주소로 수료증을 실물로 받을 수 있었다.
수료증을 받아들고 나니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작년 겨울, 여자친구가 한 번 신청해보라고 해서 부랴부랴 지원서를 작성했던 기억, 코딩테스트를 망쳐 떨어졌다고 생각하며 망연자실했던 기억, 예상치 못한 추가 합격 소식에 “이게 되네?” 하며 놀랐던 순간, 그리고 부트캠프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실력이 성장했던 시간들까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분명히 처음 참여할 때는 추운 겨울이었고, ‘여름은 언제 오나, 8월은 과연 오기나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시작이 있으면 끝은 반드시 있구나 싶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 것이 놀랍기만 하다.
부트캠프가 끝난 첫 주에는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평소에는 일어나자마자 나만의 루틴을 규칙적으로 이어가곤 했는데, 하루의 중심이었던 부트캠프 수업이 사라지니 갑자기 비워진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첫 주는 마음을 정리하며 충분히 쉬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기존에 진행했던 프로젝트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며 README 파일을 정리하기도 했다. 또한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하고 추가적으로 첨삭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동안의 여정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제는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고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된 것 같다. 마음의 정리도 끝났고, 준비도 어느 정도 된 듯하다. 짧지만 충분했던 휴식이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강의도 듣고, 코딩 테스트 실력을 끌어올리며 CS 공부도 병행해야겠다는 것이다. 해야 할 것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부트캠프를 통해 단련된 덕분인지 크게 벅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트캠프에서의 강도 높은 경험 덕분에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나저나 문득 아쉬운 점은, 그동안 회고록을 미리 작성해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프로젝트마다 회고록을 남겼다면 더 의미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한번 작성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쓰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한다. 오랜만에 글 쓰니까 마무리 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여기까지.